영현맨/느낀 점 기록

현타맨 11월6일 일기

현타맨 2018. 11. 7.


현타맨

부제목 현타맨의 그림일기



남자라면 주기적으로 하는(해야하는) 고민
'옆머리를 밀까..기를까..'
특히 한번이라도
투블럭으로 옆머리를 밀고나면
주기적으로 드는 생각인데
금방 잡초처럼 자라나는 옆머리는
또 얼마나 지저분한지 그 강인한 생명력..

어느날 찾아오는 현타


...?못생겼어.

'뭐야 왜이리 지저분해졌어'

이것은 옆머리가 지저분할때

지저분한 옆머리에 집중하면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니 이제는 미룰 수 없다.

옆머리를 어쩔것인지 빨리 결정해야했다.

마침 쉬는날이니 오늘이 미용실 가는날인 것이다.

뭐 그렇다고 내가 다른남자들처럼 미용실가는것을
부담스러워하거나 싫어하지는 않는다.

(의외로 많은 남자들이 미용실 가는것이 부담스럽다고 하더라.~카더라)

나도 어릴때 부끄러움도 많고 소심해서

미용실 가려면 큰 마음을 먹고 가야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았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머리하러가면 여자랑 이야기 할 수 있으니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아ㅏ아ㅏ..내가 그랬구나..미안하다 나야..

그렇게 신림에 단골 미용실에 갔는데

운이 좋았는지 친절하고
실력있고 꼼꼼한 디자이너님을 배정 받아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다른건 몰라도 미용사만은

꼼꼼한 사람 좋아하는데 그런 세심한분..

(참 군입대전이라면 꿀팁인데 휴가에 눈이 멀어 이발병에 지원하지 말라.예민한 사람들은 이발병을 하지 말아야한다. 안보여도 될것이 보여 남들보다 스트레스 받는다.하지만 군대에서 이발병만큼 휴가 보장되는것이 없기 때문에 이발병은 될 수 있으면 하는것이 좋다. 이것이 2중 꿀팁이다.)


어쨋든 이런저런 잡담을 하다가(무슨 얘기했는지는 잊어버렸다. 역시 잡담)

어쨋든 간만에 사람이랑 대화한 느낌이라 좋았다.

"이제 어디가세요?(머리다하고)"
"저 일산 가려구요."
"일산에는 왜..?"(신림에서 일산은 한시간반이 걸린다.)
"갈대밭 보러.. 갑자기 바람쐬러.."
"아..아..갈대..밭..일산에 갈대보러 가시는구나.."
디자이너가 뭔가 숙연하게 받아쳐서

나도 대답하면서 뭔가 이상한거 같아서 울컥할뻔함;


.


실제로는
일산이래봐야 식사동 구제거리
구경가는거였지만 겸사겸사
일산은 경기도고 고양시..갈대밭이잖아..?
군생활 훈련나갈때마다
고양시 어디 언저리 풀밭 들밭에
죄 산에서.. 들에서.. 때리고 뒹굴고 사막에서 정글에서 울다가 웃다가..서로 만나기까진 힘들었어도 우리는 모두친구 맞아 아아 아재요.. 아무튼 그렇게 갈대밭 옆에서
바람 맞으면서..석양도 보고 그랬던게 나쁘지 않았다.

 

오래간만에 그러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대뜸
"아아 전여자친구를 아직 못잊으셨구나.."


'..녜?'



"저도 이번에 헤어진지 4개월정도 됐는데
괜찮아진지는 얼마 안됐거든요..음.."


'아니..저는 헤어진지 9개월도 넘었는데요..?'

그녀의 눈빛에 갑자기
내가 비운의 순정남이 된거 같아서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일산가는 버스에서 문득
내가 아직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 모르겠다. 오랫동안 익숙했던것에서
남들보단 서서히 멀어지는 그런건가..?

그럴수도 있겠지 뭐 개인차도 있을거고

아닌거 같기도하고 모르겠다.




식사동 구제거리 가는길
역시 경기도는 경기도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동으로 검색하고 왔더니

위시티입구에서 헐레벌떡 지도보면서 내려놓고 한참 걸어갔다.버스타고 쭉갔어야됐는데..


사람도 별로 없고 땅도 넓찍하고
자연도 많고

식사동 구제거리는 기대이하였다.
이번에 기록 겸 보고서를 남겨야겠다.

신대방의 초 맛집큰손 할매순대국밥(정준하가 추천하는 어쩌고)에서
순소(순대국에소주)를 싹 하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아주머니 둘이 나를 빤히 쳐다봤다.

'뭔가 반응을 원하나..? 언제까지 쳐다보는곀ㅋㅋ..' 

밥집에서하는 혼술과 사람들의 시선에도

덤덤한게 벌써 '아재가 다됐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순대국6000원에 소주가 3500원인지

9500원의 행벅이었다. 끝

거울을 봤는데

역시 다운펌 하길 잘했다^.^ 오래간만에 현타맨 일기!

 끝.


2018/11/02 - [영현맨/스마트한 소비자되기] - 20대 후반 남자 생활비 가계부 독신 현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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